강의와 동아리

지난 2월 9일 수요일에 마지막 강의를 맞추고 장장 6 주간의 강의를 끝냈다.

매 수업마다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껴 꽤나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강의를 진행한다는 경험과 실제 강의 자료를 준비한다는 경험은 각별했다.




강의를 진행하기 앞서 기존에 어느정도 프로그래밍에 익숙한 사람과 함께 팀을 꾸려

학교 주변 관련 정보를 직접 현장에 나가서 수집하고, 정리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강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입문 겸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들어와서 차질이 있었다.

내가 강의 인원이 조금 모자라 허들을 낮춘 책임도 있지만,

화면 넘어서 직접 옆에서 도와주지 못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강의 진도를 공격적으로 나가기보다 많이 수비적으로(?) 보수적으로(?) 나간 나의 책임도 있다.

강의를 해본 분들의 조언을 구해 묵직하게 원래 의도한 진도를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는 말이

내 마음 속에는 계속 있었지만, 그래도 팀 프로젝트를 계획한 것 때문에

누군가를 포기하고 밀고 나가기란 마음에 계속 걸렸다.

그래서 유튜브나 널려있는 파이썬 기초 강의에서는 다루는 진부한 내용 말고

실제 파이썬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경험을 통해서(맞으면서 배우는)

알았으면 했던 내용들을 위주로 꾸려 나의 경험을 전수했다.

이외에도 깃허브, 디스코드 같은 채팅 프로그램의 서비스 동작 방식, 프로그래밍 방법론(데브옵스 찍먹 수준)에 대해 다뤘다.


고민만 늘어갔다



늘 계획은 계획일 뿐, 그렇게 방향은 프로그래밍에 대한 접근 방법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공부하는 지에 대한 경험자의 조언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디스코드는 한편으로 제껴지고, 그렇게 강의는 마쳤다.

1 대 1로 도움도 주고,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만나 스타벅스에서 3 시간씩 과외하듯이 하기도 했다.

나름 내가 프로그래밍 학원이나 강사들이 떠들어 대는 달콤한 말 대신 현실적인 말을 많이 했다.

그 내용을 모두 주저리 주저리 말하자면 길니,

자기 주도적으로 살고,

공부는 누가 시켜서 하는 건 결국 지쳐 나가 떨어지고 스스로 원함에 의해 무언가를 만들면서 배우는 것이 결국에 제일 좋다는 등

으로 축약할 수 있다.

강의와 팀 프로젝트 두 가지의 목표를 너무 욕심을 부린 것이 나 스스로 패착인 것 같았다.

오프라인은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으면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너무 답답했다.

온라인 비대면 강의는 최악이다…

동아리, 학교 디스코드

그렇게 프로젝트는 나 혼자 남게 되었다.

그렇다고 나에게 남는게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AWS 와 Github Actions을 통해서 CI/CD 개념을 가볍게 접할 수 있었고,

그렇게 서버를 직접 운영하고 싶다는 동기도 얻어 직접 서버를 구매하는 것까지 이어졌다.

의식의 흐름처럼 이어졌지만, 덕분에 물리적인 서버를 구입해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문제도 해결해보면서

지식의 폭이 얉지만 넓어졌음은 분명했다.

학교 정보를 알려주고 관리하는 동아리 K-NET 디스코드는 앞으로 계속 만들어갈 예정이다.

왜냐하면 내가 너무 원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서버 그리고 배운점

K-NET 동아리 블로그에 작성한 글에 작성한 것처럼


K-NET 동아리 블로그에 작성한 관련 내용들

동아리 방 청소, 인프라 구축하기

동아리 방 청소, 서버 컴퓨터와 매몰비용

dell r510 그리고 서버


당근마켓으로 구입한 Dell r510 서버를 직접 다루고 OS까지 설치하는 (아직 운영은 안해본) 시간을 보냈었다.

위에서 말했듯이 디스코드 봇을 AWS ECR 서비스를 이용해

도커 컨테이너로 CI/CD를 구축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 가지고 있는 서버에

컨테이너를 호스팅할 수 있는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운영할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그렇게 스스로 공부할 거리를 만들었다.

2월 한 달 동안 물리적인 서버를 몰라 삽질을 많이 했지만,

그렇게 삽질을 하지 않았으면 하드드라이브(물리적)에 배드섹터(인지 에러)가 많아서

OS 부팅이 안될 수 있다는 걸 언제 알 수 있었을까.

삽질은 엄연히 삽질이지만, 배우는데 대가를 많이 치뤘을 뿐 배운건 분명히 있었다.


K-NET 블로그 <동아리 방 청소, 서버 컴퓨터와 매몰비용> 에서



그래서 동아리 블로그 글이 홍보의 색깔이 있어 나름 자학 개그 요소를 첨부했지만,

그렇게 피눈물이 날 정도로 아깝진 않았다.

1 ~ 2월 ‘동아리’가 아니라 ‘동아리 방’에 쓴 돈이 대략 50 만원 정도로 추정이 되는데

앞으로 1 년 동안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직접 호스팅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그 환경을 통해서 만들어갈 경험의 가치는 50 만원보다 훨씬 크다.

그렇다 나는 인생 선물 옵션을 하고 있다.

지금 소비하는 돈, 또는 기회비용이 발생할 때 나는 이렇게 보는 측면이 강해서

같은 물건을 구입할 때 몇 천원 아끼자고 쇼핑앱을 돌아가면서

할인이 뜨지 않을까 찾아보느라 몇 시간씩 쓰는 행위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소비가 많아져서 최소한 환급할인하는 쇼핑몰만 공부하고 근근히 받고 있다…

정리

이제 개강까지 일주일도 안남았다.

근데 벌써부터 1주차 과제로 자기소개를 하라는 등… (한숨 가득)

피곤한 일들이 벌써부터 쌓여가고 있다.

조건부 비대면 강의라 대면으로 동아리 활동을 뭘 하기가 많이 어려울 것 같다.

동아리 홍보도 있어 꽤나 막막한 상황이다.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나를 주도로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가 교육부장관되면 이 책은 청소년 필독 도서로 강제할거다



우선은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라는 책을 같이 읽고 해체를 하고 발표를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그것도 비대면이라면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다.

3월은 어떻게 흘러갈지 머리 속은 벌써부터 혼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