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도 5 주차, 벌써 힘차게 시작했던 2022년의 2월에 불씨가 사그라 들었다.

프로그래밍이 주는 가치는 내가 직접 생각했을 법한 기능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프로그래밍이 단순히 취업이 잘되는 업종의 필수 도구로 인식이 격하된 현재, 나도 비슷한 길을 다시 걷고 있다.

강의를 위해서 오직 디스코드만을 공부하고, 구조를 공부하다보니 디스코드에 봇에 대한 이해를 하게되었다.

쏟은 시간을 온전히 효율적으로 쓴 것은 아니지만, 나름 시간을 많이 때려박은 만큼 그에 달하는 산물도 나왔다.

(대충 디스코드 파이썬 라이브러리 pycord를 공부하면서 휘갈긴 코드 사진)

그래서 얻은 건 있지만, 나의 호기심을 대가로 잃었다.

그 말인 즉슨, 내가 그동안 같은 시간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내 스스로 박탈한 것이다.

디스코드 라이브러리를 공부해야한다고 스스로 다그치면서 스터디 카페 100 시간 권을 13일 만에 다 사용했다.

이전에는 학교 오픈열람실, 노트북을 들고 가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코딩 컨설턴트 룸에도 가서 했다.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2시간에서 2시간 30분가량 소모되는 가깝지 않은 거리긴 했지만,

집과 학교를 오고 가면서 나도 모르게 짧게 짧게 스치듯이 떠오르는 반짝이는 생각으로 즐거운 상상으로 지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디스코드를 배우며 파이썬을 배우는 강의였다.

그런데 이제는 남은 것이라곤 디스코드만 파고 들어서 노트북 앞을 떠나지 않는 신세가 되어버렸으니

스스로 철창 없는 정신적 감옥에 들어간 샘이었다.

(강의 진행한 사진, 등등)

쓸모 없는 경험이라는게 존재할 수 있을까?

디스코드 봇을 처음 만들어 본 것은 아니였기에 2년 전의 디스코드 봇의 생태계에 익숙해지는데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쏟으며, 어느정도 익숙해졌고 팀 단위로 편하게 협력을 할 수 있는 Cog라는 것도 처음 도입하고

나 스스로를 위한 코드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함께 참여해서 개발할 수 있는 체계적인 코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노트북만 들여다 본 나는 이제 막상 디스코드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했지만,

뭘 만들어야 할지 몰라 뇌가 정지했다.

공부를 하기 싫은 것은 아니지만, 공부할 목적을 점차 잃어가는 나는 다시 잘못되어감을 느꼈다.

내가 경험의 중요성,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분야라고 해도 경험 그 자체의 중요성을 잊은 것은 아니였다.


목걸이 있는 행사만 해도 이정도...



1, 2 학년 때는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지만, 무언가 만들고 싶고 또 뭐라도 하고 싶은 생각에 많은 곳을 다녔다.

마치 일처럼 킨텍스, 코엑스, 등 온오프믹스를 돌아다니며 찾아갈 수 있는 곳을 찾아갔다.

이왕이면 같은 장소에 여러 행사가 있으면 더 효율적이라 무작정 가기도 하고… ㅋㅋ

이 때 수 많은 곳들을 다니며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엄청나게 많은 영감으로 머리 속은 늘 즐거웠다.

그리고 그런 영감을 토대로 내가 살아가야할 이유와 배우는 이유도 충족시켰다.

그러다가 가끔은 길을 잃어, 나의 원래 목적이 아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도구를 목적으로 삼는 실수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었다.

  • 파이썬을 공부하겠다고 파이썬 기본 내장 라이브러리를 싹 다 공부하려고 했고

  • 이제는 디스코드 그 자체를 공부하고 있다.

그렇게 도구를 공부하다가 목적 없는 나의 모습을 돌이켜 보는 순간,

아무런 목적 없이 유튜브 목록이나 새로고침만 있었다


사람에게 있어서 경험이란 컴퓨터와 달리 뜻하지 않은 부분에서 영감을 받는다.

같은 공간일지라도 다른 시간, 다른 사람, 심지어 경험을 하기 위해 들고간 물건들의 차이 조차 색 다른 영감을 줄 수 있다.

그런 영감을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동기가 생긴다.

디스코드 봇을 한참 만들고 있던 와중에 로스트아크 아이템 시세 봇을 보면서

역시 스스로 원해서 만드는 것이 아닌 이상, 도메인도 모르고 남들이 만들어 달라고 시킨 것들만

만들면서 평생을 살아가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내 자신이

언제부터 이렇게 다시 나락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건지…

이따금이면 내가 언제, 무엇을 공부할 때 미친 듯이 달려 들었고

관련 분야에 대해서 처음이지만 스스로 전문가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 속에 공부를 시작했는지 되묻곤 한다.

(도구 사진)

공부하는 성향이 워낙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그것이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찾아보는 성격 때문에

원래 목적를 잃고 도구를 공부하는 함정에 빠지곤 한다.

내가 만약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응용과학 계열을 전공했더라면 아마 공부를 하다가 계속해서 순수 자연과학으로 빠져 들었지 않았을까?

솔직히 이런 나의 공부 방식은 마냥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한다고 더 나쁠 것도 없고,

T 자형 인재라고 할 때, T의 윗 부분 지붕 부분이 두꺼워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신의 ‘정전’을 막기 위해서 이번 디스코드-파이썬 강의를 시작한 것도 있다.

언젠가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주변 사람들을 책임감이자 인질(?)로 강의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도중에 진행하다가 나가 떨어져 폐인처럼 어디서 뭘 할지 몰라 스스로 헤매지 않도록… 그랬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중반에 너무 힘들다고 강의를 취소한다고 했다가 이틀 뒤에 다시 강의를 한다고 번복을 한 적이 있다 ㅋㅋ

나는 지금 디스코드를 만들고 나면 어떤 기능을 더 추가할지 모르고 있다.

병신 같이 하지도 않던 게임을 시작해서 나도 게임 시세를 가져올까…라는 생각도 했다.

디스코드 봇을 만드는 고등학생들을 보면 진짜 대단하다.

(한국 디스코드 서버, 봇 코드 사진)

그들이 운영하는 디스코드 서버를 보면 솔직히 너무 무섭다.

저들이 내가 지금 하는 고민거리가 그들에게는 이미 뒷전에 놓인 것들인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또 다시 방황하고 있다.

이제는 핑계 댈 군대도 다녀왔고, 스스로 길을 찾고 동기를 찾아야하는 일이 수두록하다.

다음으로

디스코드 봇 만드는 영상과 AWS에 호스팅하는 방법을 강의로 찍어서 스스로 일을 만들 예정이다.

마치 휘몰아 치는 파도에 몸을 던져,

살아남기 위해 억지로 생존 수영을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