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진행한 건에 대하여

2022-04-08(금), 동아리 서버 관리자를 모집하기 위해서 간단한 전화면접을 진행했다.

딱히 어려운 일을 맡아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권력만 있는 자리를 위해서 만든 보직은 더더욱 아니다.

특정한 보직을 만들어 책임감을 만들어 주는 것은 개인에게 있어 커리어의 초석으로 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직 내부에는 다양한 책임과 헌신하는 사람이 있어야 조직이 산다.

제각각 자신의 실속을 위해서 가만히 기회만 노리면서 책임자라는 것을 숨기는(책임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기 위해)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서 블로그로 열심히 내용을 작성하고 나의 이름을 밝히는 데에 있어 작심하고 시작했다.

실명을 가져다 사용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 리스크로써 작용할 수 있지만,

그에 수반하는 나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생기기 때문에 마치 고육지책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다시 면접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면접을 진행함에 있어 나는 진행한 면접이라곤 사관학교, ROTC 이외에 없다.

그래서 면접에 대한 경험이라곤 진짜 현실의 면접의 경험과 많이 동떨어져 있어

면접에 관한 유튜브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유튜브를 운영하는 영상을 통해서 면접을 담당하는 피면접자의 입장으로서

무엇을 주로 보고, 흔히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이 무엇을 쉽게 착각하고 실수하는지에 대해서 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2022년 1월 3일에 작성한 ‘면접에 대한 인식변화’에 열심히 적었다>

면접에 있어 모집 자격은 없었다.

같이 공부할 사람을 모집하는 것이지만, 앞으로 서버를 관리하고 운영하는데에 있어

배워야하는 항목은 학점과 자신의 전공과 많이 동 떨어져있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래의 질문을 물어봤다.

  • 평소에 전공/취업용/타인이 시켜서 하는 공부 외에 자신이 직접 찾아서 하는 공부 뭐가 있는가?
  • 평소에 프로그래밍(코드)으로 프로젝트가 있는가?
  • 깃허브를 사용하는가? 또 그 빈도나 목적이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모집 글에서 추가로 물어본 것은

  • 쿠버네티스, 컨테이너, 클라우드, 하이퍼바이저 이런 기술에 대해서 들어보거나 아는 것은?
  • 왜 지원을 했는가?

이렇게 3가지 질문과 2가지 제출된 정보를 통해서 전화 면접을 한 명당 평균 15분 정도, 총 8명을 진행했다.

이 글은

  1. 언젠가 서버 모집에 관해서 억울하게 느끼거나 떨어진 이유에 대해서 궁금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2. 면접자가 되어봄으로써 어떤 것을 알려고 했는지(메타 면접) 나 스스로에 대한 분석

이런 2 가지 이유로 적는다.

※ 면접 질문에 순서가 바뀌거나 사람에 따라 누락된 경우도 있다

왜 이런 질문을 했는가?

첫번째 질문,


평소에 전공/취업용/타인이 시켜서 하는 공부 외에 자신이 직접 찾아서 하는 공부 뭐가 있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서버, 특히 하이퍼바이저를 사용해서 리소스를 나눠서 사용하는 서버의 경우

대다수의 사람들이 경험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만큼 전공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기보단 자신의 시간을 직접 투자해야한다는 의미다.

특히나 지원자 8명 중 6명이 3학년, 그리고 4학년 1학년 각각 한명씩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커리어와 기술스텍을 어느정도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무언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 공부한다는 것은 내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프론트의 경우 Vue, React를 오고가는 수준이 아닌).

그래서 이 질문의 의도는

자신의 의도로 무언가 공부를 하는데 온전히 한 목표를 위해서 공부할 수 있는가?이다.

물론, 관리자로 임명되었으니 하는 것이 있지만

평소 공부하는 기술과 많이 벗어난 것을 요구하다 보니 이 정도의 마음가짐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이 질문을 구어체로 바꾸면

그냥 꼴려서/하고 싶어서 공부하는 것이 있는가?이다.


두번째 질문,


평소에 프로그래밍(코드)으로 프로젝트가 있는가?


이 질문은 첫번째 질문과 뒤에 있는 깃허브 질문을 섞은 것과 같다.

자신의 의지로 공부한다는 것은 프로그래밍 세계에서 프로젝트를 하나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또한 스스로 다운로더를 만든다거나, 웹을 잠깐 만든다거나, 봇을 만드는 등 삽질을 많이 해봤다.

혼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외롭고 고독스럽다.

누군가 그 결과물을 인정하지 않을 확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성능이나 아이디어가 좋으면 다르겠지만)

단순히 개인의 호기심 겸 실력 상승을 위해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누구도 알아봐주거나 인정해주지 않는 개인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은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이딴걸 왜 만들고 있나…’ 같은 “현타”가 많이 오는 것이 그렇다.

특히 혼자하는 것이 더욱 그렇다.

책이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과 다른 이유는 가이드 라인, 정해진 길과 끝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면 끝을 볼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작은 원대하나 끝은 병신같은 프로젝트를 남발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순 없다.

근데 내가 면접을 진행한 대상은 한참 삽질하는게 빈번한 나와 같은 대학생 아닌가?


세번째 질문,


깃허브를 사용하는가? 또 그 빈도나 목적이 어떻게 되는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이자 하이라이트다.

이 질문을 통해서 얻으려는 지표는 그 사람이 “영어로 된 자료를 읽을 수 있는가“이다.

조금 의아할 수 있지만, 대부분 깃허브는 영어로 작성한 것이 대부분이며

영어로 작성된 것들이 유용할 확률이 매우 높다.

한글로 범벅이 된 프로젝트는 1 회성 코트 짬통이 대부분이거나 맛집 리스트 공유하는 레포지토리이며

진짜 ‘프로그래밍’ 레포지토리는 영어로 작성되어있다.

물론, 다른 레포지토리를 들락거리지 않고 단순히 클라우드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최소한 영어 자료를 찾고 읽을 수 있는가이다.

왜냐하면 서버에서 사용되는 하이퍼바이저 Proxmox는 한글 자료가 거의 없고 있어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면접을 본 분들이 엄청나게 빵빵한 깃허브 활동을 갖추고 있으면 Reddit, Stackoverflow 활동 내역도 물어볼려고 했지만

한 분도 없었다.

대놓고 구글 검색 기록 스크린샷을 찍으라고 물어볼 순 없으니 간접적으로 물어본 것이었지만,

대부분 깃허브를 사용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많이 놀랐다.

깃허브 활용이 어느정도 익숙한 내 자신이 그렇게 특이한건가? 의문도 많이 생겼고

최근에 프로그래밍 현업에 계씬 시니어 분들이 ‘1일 1커밋’라는 표어도 소개하고

깃허브 많이 쓰라고(그건 마치 기본이라는 듯이) 제안을 많이 하는 영상이 많이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사용률이 저조한지… 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면접 후기는?

글에서 드러나있듯이 실망한 티가 많이 났을 것이다.

솔직히 깃허브 레포지토리나 커밋 내역이 제일 많은 사람 순으로 뽑을 마음이었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러나 깃허브에 대해서 경험이 전무한 사람부터 수업 외에는 사용한 적이 없었다는 분이 대부분이라

면접을 모두 마치고 담배를 폈다.

근데 막상 한 숨 쉴것도 아닌 것이

K-NET 동아리 명성이 높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뭐, 마치 신생회사에 카이스트 박사가 알아서 제 발로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래서 뭐, 첫 시작치고는 3명의 자리를 두고 8명이 경쟁했던

대성공

이라고 보는 면접이었다.

위에 ‘알거나 들어본 기술’ 항목에 대해서 체크 표시한 것에 대해서 한 번씩 물어봤다.

무엇이며, 써본 적은 있는지

엿 먹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면접이 끝나고 며칠 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진짜 말 그대로 ‘들어본’ 기술인데 뭐냐고 물어보면 엿먹이는 거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서버(온프레미스)랑 클라우드랑 개념상 유사한 건 맞는데(내 눈앞에 안보이면 그게 클라우드지 ㅋㅋ)

왜 공부하고, 관리자가 하고 싶은지 이유도 모른채 왜 지원을 했을까..?

같이 함께하는 사람들이 잘 되어야 동아리도 잘 된다.

나의 책임을 떠넘기려고 만든 직책이 아니라 도움이 되고자 만든 직책인데

왜 지원했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힌 분들이 많이 계셔서 나도 당황스러웠다.


찜찜함

사람을 뽑는 입장은 처음이라 상당히 마음이 불편했다.

어차피 사람 실력은 정규분포에 따라 지원하기 때문에 도토리 키재기의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 자리를 두고, 사람 대 사람으로 그 가치를 매기는 것이 면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뽑히는 입장에선 면접관이 상당히 오만하고 거만하게 느껴질 수 있따.

나도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내가 노트북 하나를 고르는데 들이는 시간과 볼 수 있는 정보보다

훨신 적은 정보와 시간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ㄴ.

특이한 경험이었으나

그닥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이런 일을 반복해야지만 무덤덤해지고, 더 기계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에(좋은 의미로 기계적이라고 하는 것임)

‘인사담당’ 직책이 따로 있는 것같다.

사람 뽑느데 직감으로만 뽑으면 왜 직책이 따로 있겠는가, 그냥 같이 일할 실무자가 바로 뽑으면 될 것을..